어둠 속에서 다른 승객들의 비명이 처절하게 들렸다. 하지만 서로 도울 수 없었다. 각자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이도현은 70대 노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 파도에 휩쓸려 사라져가는 모습이었다.
“여보세요! 어르신...!”
소리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백두호는 마지막 몸부림을 치더니 완전히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불과 몇 분 만의 일이었다. 50명의 사람이 타고 있던 배가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이도현은 혼자 어둠의 바다에 둥둥 떠 있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거센 파도 때문에 금세 흩어져버린 것 같았다.
“여기 사람 있어요! 살려주세요...!”
목이 터져라, 소리쳤지만, 그의 목소리는 폭풍 소리에 묻혀버렸다. 거대한 파도가 그를 덮칠 때마다 바닷물을 마시게 되었고, 숨쉬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추위가 몸을 파고들었다. 손발의 감각이 점점 사라져갔다. 구명조끼가 있어도 이런 찬 바다에서는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죽는 건가... 이렇게...’
절망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아직 포기할 수 없었다. 허리춤의 수통과 비닐봉지가 부력에 도움이 되고 있었다. 작은 것이지만 소중한 생명줄이었다. 자정이 지나자 폭풍이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도현은 파도에 떠밀려 어디론가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 이상하게도 바닷물 수온이 따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류가 유입되는 모양이었다. 다른 승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강도식 선장과 박만수 기관장은, 70대 노인은, 인터넷 방송팀은...
아마도 모두 이런 식으로 어둠의 바다에서 홀로 표류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미...
‘아니야, 모두 살아 있을 거야. 분명히 구조될 거야.’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런 넓은 바다에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난류지만 체온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의식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새벽 3시경,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폭풍이 많이 약해지고, 파도도 잠잠해졌다. 그리고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저기다! 저기 불빛이...!”
이도현은 마지막 힘을 내어 소리쳤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들리지 않을 것 같았다. 불빛은 점점 멀어져갔다. 아마도 다른 배였겠지만, 이도현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다.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야. 포기하면 안 돼...’
새벽 4시, 동쪽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최악의 밤을 버텨낸 것이다. 이도현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추위와 피로, 그리고 정신적 충격이 누적되어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여보... 딸... 미안해...’
마지막 생각과 함께 이도현은 의식을 잃었다. 구명조끼와 허리춤의 수통들 덕분에 몸은 여전히 떠 있었지만, 의식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파도는 그의 몸을 어딘가로 이끌며 덮치고 또 덮쳤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 도착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백두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죽음조차 바다에 맡겨진 이도현은 절망적인 표류가 계속되고 있었다.
“...”
바다는 다시 조용해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한 사람의 운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시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으음...”
희미한 신음과 함께 이도현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다. 머릿속이 띵하고, 온몸이 바위에 부딪힌 듯 아팠다. 뜨거운 햇볕이 얼굴을 내리쬐고 있었고, 입안은 바짝 말라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천천히 눈을 뜨려 했지만 강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셨다. 귀에는 익숙한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어젯밤의 그 무서운 파도와는 달랐다. 훨씬 평온하고 잔잔한 소리였다.
“찰랑... 찰랑...”
주위를 살펴보니 자신이 갯바위 사이에 끼어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갯바위에 걸려있다는 표현이 맞았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하반신이 바닷물에 잠겼다가, 파도가 빠지면 다시 드러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살았구나... 기적적으로 살았어...’
백두호가 침몰한 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차가운 바다에서 의식을 잃었던 것뿐이었다. 자세히 보니 구명조끼 끈이 갯바위에 붙은 굴 껍데기에 걸려있었다. 그 때문에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고 이곳에 걸려있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굴이 없었다면, 아마 바다로 떠내려가 버렸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아, 살았구나...”
이도현은 중얼거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죽을 뻔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것도 육지에... 아니 섬이지만 어쨌든, 바다가 아닌 곳에 도착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것 같았다. 몸 곳곳이 아프긴 했지만, 움직일 수는 있었다. 구명조끼도 여전히 착용하고 있었고, 허리춤의 수통 2개도 그대로 있었다. 온몸에는 끈적한 미역과 해초들이 감겨있었다. 썩은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으악... 이게 뭐야...”
미역을 떼어내려 하는데 생각보다 끈질겼다. 꽤 오랫동안 바다에서 떠다녔나 보다. 겨우 미역을 떼어낸 후,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8시. 백두호가 침몰한 것이 어젯밤 10시쯤이었으니, 거의 10시간 동안 바다에서 표류한 셈이었다. 그중 대부분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강도식 선장과 박만수 기관장, 그리고 다른 승객들이 걱정되었다. 혹시 이 섬에 다른 생존자들도 있을까. 아니면 자신만 홀로 이곳에 떠밀려온 걸까. 이도현은 갯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 해안가 모래밭에 발을 내디뎠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비틀거렸지만, 그래도 땅을 밟는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았다.
“이곳은... 섬이구나...”
자신이 있는 곳은 작은 섬이었다. 갯바위로 둘러싸인 해안가에서 안쪽으로 보니, 낮은 언덕과 숲이 보였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작은 산봉우리도 보였다.
“끼야악! 끼야악!”
갑자기 하늘에서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수십 마리의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특히 서쪽 절벽 쪽에는 수백 마리는 되어 보이는 갈매기들이 앉아있거나 날아다니고 있었다.
‘갈매기들의 천국이네...’
갈매기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이 섬이 서식지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갈매기들이 살 수 있다면 물도 있고, 먹이도 있다는 뜻이었다.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섬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려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해안가는 대부분 갯바위로 이루어져 있었고, 몇 곳에는 작은 모래사장도 있었다.
걷다가 섬 뒤편으로 돌아가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해안가에 온갖 쓰레기들이 떠밀려와 있었다. 스티로폼 상자, 페트병, 비닐봉지, 플라스틱 통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런... 쓰레기들이 이렇게 많이...”
하지만 쓰레기들 사이에는 유용한 물건들도 보였다. 운동화 한 짝, 비닐 우비, 빈 플라스틱 통 몇 개, 심지어 낚싯대 부러진 조각도 있었다. 이도현은 쓰레기 더미를 뒤져보았다. 생존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빈 플라스틱 통들은 물을 저장하는 데 유용할 것 같았고, 비닐 우비는 비를 막는 데 쓸 수 있을 것이었다.
‘이 섬은...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는 무인도인 것 같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집도 없고, 길도 없고, 인공적인 구조물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자연 그대로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니 육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방이 모두 바다였다. 이 섬이 얼마나 바다 한가운데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완전히 고립된 무인도구나... 구조가 쉽지 않겠어...’
현실이 서서히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자신은 지금 아무도 모르는 무인도에 혼자 있다는 것. 언제 구조될지 알 수 없다는 것. 어쩌면 영원히 구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백두호 침몰 소식은 알려졌을까? 가족들은 얼마나 걱정하고 있을까...?’
아내와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마 남편이자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울컥했다.
‘여보, 미안해... 이번에는 괜히 나왔다가...’
아내는 평소에 낚시를 말리지 않았다. 남편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말 후회스러웠다.
‘꼭 살아서 돌아갈 거야. 꼭...’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극심한 갈증이 밀려왔다. 바닷물을 마신 탓에 더욱 목이 말랐다.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물... 물을 찾아야 해...’
이도현은 섬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갈매기들이 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민물이 있다는 뜻이었다. 새들도 물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해안가에서 조금 올라가니 풀들이 자라고 있는 평지가 나왔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울창한 숲이 보였다. 나무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
“짹짹... 끼룩끼룩...”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외에도 다른 새들의 소리가 들렸다. 이 섬에는 생각보다 많은 생명체가 사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새들의 소리를 따라 숲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부서져 들어오고, 풀냄새와 나무 냄새가 콧속으로 스몄다. 바다에서 맡던 비린내와는 전혀 다른, 생명력 넘치는 냄새였다.
‘새들이 물을 마시러 가는 곳이 있을 거야...’
숲속을 조심스럽게 걸어가며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갈매기들이 숲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방향을 따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새들의 소리가 더욱 활발해졌다. 그리고 물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졸졸졸...!”
‘물소리...!’
이도현은 급히 그 방향으로 향했다. 나무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가니, 작은 공터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한구석에...
“샘물이다...!”
작은 바위틈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 물은 작은 웅덩이를 만들며 고여있었고, 웅덩이 주변에는 여러 새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새들이 여기서 물을 마시는구나...”
웅덩이는 지름이 1m 정도 되는 작은 크기였지만,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그리고 바위틈에서 계속 새로운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이도현은 조심스럽게 웅덩이에 다가가 손으로 물을 떠서 맛을 봤다.
“음...”
약간의 짠맛이 느껴졌다. 완전한 민물은 아니었다. 아마 바닷물이 조금 섞인 것 같았다. 하지만 바닷물보다는 훨씬 연했고, 마실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마실 수 있어...”
이도현은 양손으로 물을 떠서 조심스럽게 마셨다. 약간의 짠맛과 흙냄새가 났지만, 그래도 물이었다. 극심한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했다.
“푸하...! 살겠다...”
목을 축이고 나니 정말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탈수 증상으로 흐릿했던 의식도 또렷해졌다. 허리춤의 빈 수통을 꺼내서 물을 가득 채웠다. 나중에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해두는 것이었다. 2개의 수통을 모두 가득 채우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제 물은 해결됐어...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어...’
샘물 근처의 평평한 바위에 앉아서 이도현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봤다. 일단 물은 구했으니,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단 이 섬이 어떤 곳인지 알아봐야겠어. 그리고... 혹시 다른 생존자들이 있는지도...’
기운을 차린 이도현은 일어나 섬의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다. 높은 곳에서 전체를 조망하면 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었다. 길은 없었지만 산을 따라 올라가니 숨이 찼다. 평소 운동 부족의 몸으로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생존을 위해서는 이 섬을 정확히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30분 후, 드디어 섬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섬의 모습은 생각보다 작았다.
“길이가 2㎞ 정도?”
정확한 크기는 알 수 없었지만, 걸어서 한 바퀴 도는 데 2, 3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작은 섬이었지만, 그래도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사방을 둘러봐도 다른 육지나 섬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외딴 섬이었다.
‘다른 생존자들의 흔적도 보이지 않네...’
해안가를 자세히 살펴봤지만, 사람들이 도착했다는 자취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만 이 섬에 표류해온 것 같았다. 높은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이도현은 고민에 빠졌다. 구조 신호를 보내야 할까. 아니면 먼저 이 섬을 더 알아봐야 할까.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았다. 연기를 피우거나, 해안가에 SOS 표시를 만들거나, 높은 곳에 깃발을 달거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만약 이 섬이... 해적이나 범죄자들이 숨어있는 곳이라면...?’
무작정 구조 신호를 보냈다가 나쁜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도 있었다. 특히 이런 외딴 무인도는 범죄자들이 은신처로 사용하기 좋은 곳이었다.
‘우선 이 섬을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정말 아무도 없는지, 위험한 게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게 좋겠어...’
신중하게 판단했다. 성급하게 행동했다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물도 구했으니, 이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식량이었다. 이 섬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산에서 내려와 해안가로 향했다. 바다에서 잡을 수 있는 조개류나 해초류가 있을 것이었다. 썰물 때가 되자 갯바위 사이사이에 작은 웅덩이들이 드러났다. 그 안에는 작은 게들과 고둥들이 보였다.
“이것들은 먹을 수 있겠네...”
이도현은 조심스럽게 작은 게들을 잡아보았다. 손가락 크기의 작은 게들이었지만, 그래도 단백질원이 될 수 있었다. 굴 껍데기도 몇 개 발견했다. 돌로 껍데기를 깨서 살펴보니 싱싱한 굴살이 들어있었다.
“생굴이네... 이것도 먹을 수 있어...”
생각보다 먹을 것들이 있었다. 당장 굶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해초류도 몇 가지 보였다. 미역과 김 비슷한 것들이었다. 이것들도 영양소가 있을 것이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갈 무렵, 이도현은 하루를 정리해봤다.
‘물도 구했고, 먹을 것도 있고... 일단 살아갈 수는 있겠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잠잘 곳도 마련해야 하고, 불도 피워야 하고, 무엇보다 구조받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생존 준비를 시작하자.’
백두호에서의 즐거웠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동료들과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었는데, 이제는 혼자 무인도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같이 낚시했던 사람들은, 정말 어떻게 됐을까?’
강도식 선장의 마지막 모습, 박만수 기관장의 절규, 70대 노인의 당황한 표정... 모든 것이 선명하게 기억났다. 그들도 어딘가에서 살아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샘물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물가에 있으면 목이 마를 때 바로 마실 수 있고, 새들의 지저귐 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덜 외로울 것 같았다. 구명조끼를 베개 삼아 눕자, 별이 총총한 하늘이 보였다. 어젯밤의 폭풍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평화로운 늦가을 밤이었다. 11월 초순은 그냥 선선했다.
‘첫날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내일은 뭘 해야 할까?’
무인도에서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내일은 체계적으로 생존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이도현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첫날 밤을 맞이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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